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시어머니가 돌아가셨다 한국으로 이주한 지 근 9개월째. 일주일 전 미국에 계신 시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두 어 달 전부터 식욕이 없다며 음식을 안 드시고 한 달 전부터는 거의 식음을 전폐하시고 침대에만 누워계신 상황이었기에 놀라운 소식은 아니었지만. 남편과 3주일 전에 어머니가 살아계시는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미국에 다녀왔다. 그 때만해도 일주일을 못 넘길 것같다는 의사와 시누이의 말을 듣고 부랴부랴 미국행을 결정했다. 남편은 미국에 살고 있을 때에도 어머니와 아주 가까운 편은 아니었다. 게다가 워싱턴주와 아이오와주의 거리는 자주 찾아뵙기엔 너무 멀었다. 전화 통화를 해도 별로 할 말이 없는 어찌보면 평범한 모자 관계였다. 그래서인지 남편은 생각보다 무덤덤하다고 했다. 더 슬퍼야하는거 아닌가, 내가 나쁜 아들인건 아닌가, .. 더보기
한국 살면서 미국 휴대폰 번호 유지하기 한국으로 이주하게 되면서 미국 휴대폰 번호를 유지하려면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까를 고민하게 됐다. 한국에서 미국 번호가 필요한 경우는 휴대폰으로 보안인증을 해야 되는 경우 뿐이라 그 목적에 맞는 가장 저렴한 방법을 찾기 위해 S는 여러 사이트를 뒤지고 지인들에 물어봤다. 그 결과 우리는 저렴하면서도 유연한 Mint Mobile의 플랜을 선택했다. 이전까지 우리는 T-Mobile의 한 달에 140불 정도인 가족 플랜을 쓰고 있었다. 데이터나 통화는 무제한에 해외 로밍도 부가요금없이 가능한 꽤 괜찮은 플랜이었다. 하지만 한국에 유지하기엔 당연히 과한 플랜이다. Mint Mobile이 제공하는 플랜들은 쓸 수 있는 데이터 양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가장 싼 플랜이 한 달에 15불로 한 달에 4GB 데이터를 쓸 .. 더보기
23년만에 한국으로 돌아간다 미국 생활 23년만에 한국으로 돌아간다. 완전히 한국에서 정착하게 될지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게 될지 아직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최소한 2년은 한국에 살 예정이니 역이민을 가는거라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지금 한국으로 가게 된데에는 남편 S의 뜻이 가장 컸다. 내 남편은 미국 땅 밖에서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있는 미국인이다. S는 한국을 여러 번 방문하면서 한국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얘기를 늘 해왔고, 나 역시 은퇴하면 한국에서 사는게 낫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작년부터 S는 한국에 갈거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가는 것이 낫지 않겠냐며 한국에 취업할 수 있는 길을 찾기 시작했다. 나도 연로하신 부모님을 매년 볼 때마다 앞으로 몇 번을 더 만나뵐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부모님 곁에 살고 .. 더보기
Intersection Observer API 써보기 요즘은 타입스크립트로 완전히 새로운 라이브러리를 구현하는 프로젝트를 한창 진행중이다. 시기 적절하게도 IE가 종말을 맞이했고, 우리 팀을 비롯 다른 팀들도 "이제 더 이상 IE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라고 공표했다. 그 덕분에 그동안 IE에서 쓸 수 없다는 이유로 외면해왔던 웹 기술이나 API들을 이번 프로젝트에선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 중에서 오늘은 Intersection Observer API를 소개하려고 한다. (https://developer.mozilla.org/ko/docs/Web/API/Intersection_Observer_API) (자세한 기술적인 설명은 공식문서를 참조) Intersection Observer API는 웹페이지의 특정 부분이 사용자에게 보여지는지를 탐지해야 할 경우에 유.. 더보기
방탄소년단 (BTS) 덕분에 생긴 인연 나는 아미(ARMY)다. 방탄의 팬이 된건 2016년 '윙즈(Wings)' 앨범이 나왔을 무렵이었다. 그들이 데뷔했을 2013년엔 늦게 빅뱅을 발견, 지드래곤을 열심히 덕질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빅뱅 덕분에 한국 음악, 케이팝을 늦게 찾아듣기 시작했고 그러던 중 방탄을 발견,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유투브의 알고리즘이 방탄을 나에게 데려다 준거다. 그 후로 2년여의 덕질 끝에 2018년 9월, 엘에이에서 열린 방탄의 콘서트 표 예매에 성공, 남편과 같이 첫 방탄 콘서트를 가게 되었다. 그 때에도 방탄 콘서트 표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였기에 예매 한 시간 전부터 온라인에서 대기하며 두 개의 다른 브라우저로 접속해서 결국 원하는 좌석을 손에 넣었다. 그 때의 성취감은 아마도 대학 합격때보다 더 컸.. 더보기
프론트 엔드 개발자가 하는 일이 뭔가요? 나는 현재 아마존 웹서비스(AWS) 내의 한 팀에서 프론트 엔드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하시는 일, 혹은 직업이 뭔가요라는 질문을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께 받으면 그냥 소프트웨어 개발자라고 말하는데, 왜냐하면 프론트 엔드 개발자라고 말하면 이해 못하시는 분들이 대다수라서 그렇다. 사실 프론트 엔드 개발도 소프트웨어 개발의 한 분야이니 굳이 세분화해서 말할 필요는 없지만,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비개발자로 일하는 분이나 소프트웨어 분야로 취업하고 싶은 분이라면 프론트 엔드 개발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히 알아두시는 것이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프론트 엔드(Front End)는 '전면' 혹은 '전방'으로 직역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에 있어 전면은 사용자와 맞닿는 영역이다. 쉽게 말해 사용자가 볼 수 있고.. 더보기
오랫만에 혼자인게 좋았던 일요일 남편이 시어머니와 시누이를 보러 일주일간 집을 비우게 됐다. 그래서 근 2년만에 온전히 나 혼자만의 일주일을 보내게 됐다. 남편이랑 같이 있는게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혼자인 시간이 너무 너무 좋다. 오늘은 시애틀의 겨울답지 않게 햇빛이 살짝 나와서 집에만 있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편 없는 동안 실컷 먹을 나의 최애 아이템을 사러 나섰다. 나는 시애틀 도심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발라드(Ballard)라는 동네에 산다. 이 동네에 매주 일요일마다 들어서는 파머스 마켓은 타지역분들도 이곳을 많이 찾게 한다. 오늘 오랫만에 마켓도 들러봤다. 유난히 오늘은 영어가 아닌 언어가 많이 들려서 유럽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이 동네가 시애틀에선 가장 유럽스러운 동네이기도 하고. 시장 끄트머.. 더보기
한국의 조기 코딩 교육 열풍을 보며 드는 생각 다시 블로그질을 하기로 다짐한 뒤 혹시나 도움이 될까해서 예전에 쓴 글들을 훑어보던 중 10년 전에 쓴 이 눈에 띄었다. 격세지감이라고 할만큼은 아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한국에서 개발자의 위상과 대우가 부쩍 상승했음을 보여주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당연한 일 아닌가? 모든 산업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높아지고, 특히 스마트폰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한국에선 더더욱 개발자 수요가 늘어갈게 뻔하니 말이다. 개발직군이 억대 연봉을 받는다는 기사들과 함께 초등학교 아이들 사이에서 코딩 교육이 인기라는 기사도 본 적이 있다. 한 달 전 한국 방문 중 만난 몇몇 친구, 후배들도 자기 애들을 코딩 학원에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유행과 시류에 쉽게 휩쓸리는 한국인.. 더보기